최저임금 인상이 사회적 화두가 될 때마다, 사업자와 근로자 간에는 서로 다른 입장과 시각이 드러납니다. 근로자는 생활비에 턱없이 부족한 임금에 불만을 가지고, 사업자는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경영 압박에 호소합니다. 이 글에서는 양측이 임금을 어떻게 다르게 인식하는지, 그리고 그로 인한 갈등과 해결 가능성을 살펴보고, 2026년 최저임금 인상 이후 현명한 상생 방안을 제안합니다.
임금에 대한 근로자와 사업자의 온도 차
같은 숫자, 같은 최저임금이라도 근로자와 사업자가 체감하는 무게는 전혀 다릅니다.
근로자의 입장에서 보면, 최저임금은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운 절대적으로 낮은 수입’입니다. 2026년 시간당 10,500원이 된다 해도 주 40시간 기준 월 약 220만 원, 여기에서 식비, 교통비, 통신비, 월세 등을 제하면 사실상 가처분 소득은 50만 원 안팎에 불과합니다. 특히 서울이나 수도권의 경우 물가가 높아 최저임금으로는 기본적인 생활조차 어렵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반면 사업자 입장에서 보면 최저임금은 ‘해마다 오르는 경영 리스크’로 작용합니다. 특히 자영업자, 프랜차이즈 운영자, 제조업 중소기업 대표들은 고정지출 중 인건비가 30~50% 이상을 차지하며, 임금 인상이 바로 손익에 영향을 미칩니다.
더 큰 문제는 사업자와 근로자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고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는 점입니다. 근로자는 "사장님은 다 돈 벌잖아", 사업자는 "직원은 일은 안 하고 돈만 요구해"라는 생각을 갖기 쉽습니다. 이러한 인식 차이는 노사 갈등, 잦은 이직, 근로자와 고용주 간 불신으로 이어지며, 고용 안정성과 생산성을 저해합니다.
현실적으로 이 차이를 좁히기 위해선 서로의 입장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투명한 소통을 바탕으로 한 임금 구조 설계가 필요합니다.
임금 체감 차이에서 비롯되는 갈등 구조
임금에 대한 시각 차이는 단순한 인식의 문제가 아니라, 현장의 갈등 요소로 직접 작용합니다.
첫째, 주휴수당, 4대 보험, 퇴직금 등 법정 부대비용에 대한 인식 차이입니다. 근로자는 시급만 받는다고 생각하지만, 사업자는 그 외에도 약 30~35%의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합니다. 이는 시급 10,500원이 실제로는 약 13,000원에 가까운 비용이라는 뜻입니다.
둘째, 생산성과 임금의 불균형입니다. 사업자는 직원의 실제 업무성과가 임금만큼 나오지 않는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하루에 20만 원 매출을 내는 매장에서 두 명의 직원에게 각각 1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면, 인건비 외 비용을 감안할 때 남는 이익은 거의 없거나 적자일 수 있습니다.
셋째, 근로자의 불만과 이직 증가입니다. 최저임금이 높아진다고 해도, 근로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인식이 강해 불만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특히 젊은 층은 단순 업무에서 의미를 찾지 못하고, 짧은 시간 안에 이직을 반복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이로 인해 사업자는 신규 채용과 교육 비용이 반복적으로 발생해 이중의 부담을 안게 됩니다.
넷째, 근무 태도와 인센티브 구조의 부재입니다. 근로자는 '최저임금만 받고 일한다'는 생각으로 업무에 소극적일 수 있고, 사업자는 '그만큼밖에 안 줘도 된다'며 관리에 소홀해지는 악순환 구조가 발생합니다.
이러한 갈등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선 성과 기반 인센티브 제도, 근로자의 역할 확대와 교육 강화, 사업자의 비용 구조 투명화 등이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임금 인상을 상생으로 전환하는 전략
최저임금 인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입니다. 그렇다면 갈등이 아닌 상생의 계기로 전환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① 역할 다기능화 교육 도입
근로자가 한 가지 업무만 하는 구조는 인건비 대비 효율이 낮습니다. 주문-조리-포장-청소 등 업무 다기능화를 통해 생산성과 만족도 모두를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사업자는 이 과정을 통해 소수 인력으로도 충분한 운영이 가능해지고, 근로자는 더 높은 역량으로 추후 임금 협상력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② 성과 기반 보상 체계 설계
최저임금 외에도 고객 응대 평가, 재구매 유도, 매출 기여도 등을 기준으로 성과급 또는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구조를 만들면, 근로자의 태도도 적극적으로 변합니다. 이는 단순한 비용을 투자로 전환하는 전략입니다.
③ 고용안정과 유연성을 병행
근로자에게는 근무시간 선택의 자유, 주중·주말 근무 유연화 등의 혜택을 주고, 사업자는 고정 인력 대신 탄력 인력을 배치하여 서로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해야 합니다. 이는 특히 MZ세대에게 매력적인 조건이 될 수 있습니다.
④ 소통과 투명한 운영 구조 정착
사업자가 매출, 비용, 인건비 등 주요 데이터를 정기적으로 공유하고, 근로자와 함께 목표를 설정하는 ‘투명경영’을 실천하면, 근로자도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분명히 이해하게 되며 갈등이 줄어듭니다.
⑤ 정부 정책 활용 교육 강화
사업자는 일자리 안정자금, 고용유지지원금, 청년 고용장려금 등 각종 지원제도를 적극 활용해야 하며, 근로자에게도 교육훈련비, 청년내일채움공제 등 다양한 혜택을 소개해 양측 모두가 실질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마무리
근로자와 사업자는 같은 임금을 두고도 완전히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차이를 극복하고, 함께 성장하고 상생하는 구조로 전환할 수 있다면 임금 인상은 위기가 아닌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며, 함께 전략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2026년 이후 생존과 성공의 핵심이 될 것입니다.